이런 날이 한번 쯤은 있을 줄 몰랐다.
꿈에도 생각하지 않았다.
"네? 죠가 이미란선생님 왜 안오냐고 찾는다고요?
미란아, 너 어떻게 된거야?"
출근을 잊고 있었다.
토요일인줄 알았다.
어제의 계약건으로 인한 정신적 충격이 놀라운 힘을 감추고 있었나보다.
젖은 머리에 눌러쓴 모자,
코 끝에 허옇게 뭉친 로션,
주근깨 위로 퍼지는 입김
내 출근 꼬락서니
악몽~~~~~~
원어민은 꼭 이유를 듣고 싶어한다.
한국 사람들은 조금 모른채하거나
다음에 슬쩍 묻는데
그런 아량을 기대하긴 내가 성급한걸까?
굳이 설명해주라기에 솔직히 얘기했더니
수업 마치고 계속 이야기하려 한다.
난 잊고 싶다.
으 아~
참, 상장이 한 장 더 왔다.
내 이름 석 자 박혀 있었다.
저 종이 쪼가리는 나의 고단함을 알고 있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