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바닥에 조각난 블럭 사이로
삐죽삐죽 풀들이 자라고
모진 태양도
아스팔트 열기도
자동차 바퀴의 억울한 억눌림도
견뎌내는 풀들에
고개 숙이게 되는
여름이 왔구나.
겨우내 굽었던 허리를
가까스로 한 번 펴며 하늘보고
비가 오려나
허리를 두들기면 이미 알고 있던 비밀을
신음처럼 뱉은
여름이 왔다.
가진 것 없는 이도
굶지는 않을 만큼 베풀어주는
병든이들도
이마에 손 얹고 하늘을 볼 수 있는
여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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