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혼자 치장에 바쁘던 월급을
쪼개고 쪼개서 쓸 일도 많다.
결혼과 더불어 빚을 지고
다달이 생각나 다양한 취미를 잊고
때로는 그 좋아하던 음식의 입맛을 잃고
남편도 나와 같으려니
위로가 별로 안되는 생각을 스스로 해보고
한 해에 너끈히 서너 차례 하던 외유를
박수에 췹싸여 나돌던 걸음을
동의를 구해야 하는 구차한 상황 반전
동의를 넘어 허락이라 하는 주변의 이야기들
그렇다면 결혼은
돈쓰는 데 수갑이요
다니는 데 족쇄요
꿈의 형틀이네
결혼이 인생을 크게 변화시키지 않길 바랬다.
소소한 일상에서 행복이 자라고
혼자 하던 것을 함께 할 수 있는 삶이 되길 빌었다.
그가 하고자 하는 일음 함께 해주고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을 또 함께 하고
돌변한 가족들의 대답에서
결혼이 함정이었음을 재삼 느낀다.
얻는 것 보다 잃는 것이 많은 것이 결혼이라는 말
사실이면 차라리
결혼 까짓 것
없어져라.
그가 옆에 있어 좋기도 하지만
가끔씩 후회되는
그다지 빠르지도 않은
나의 결혼
남의 부러움은 샀을망정
남을 괴롭힌 바 없는
이전의 자유에 대한 대가로는
너무 잔인하다.
단 한 사람의 말
'신랑의 동의 하에 네가 다녀와도 문제는 있겠다."
가슴이 많이 아프고
자꾸자꾸 떠오르는 말
나의 생각이 사라지기 전까지
형벌로 남아있을 말.
난 100명이 안된다 하는 일도
날 위해 된다고 해주는 신랑을 갖고 싶다.
"넌 정말 대단한 신랑 만났구나."
이런 소리 듣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