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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1

100명이 안된다 해도 날 위해 된다 해주는 사람

by 뜬 눈 2008. 11. 16.

내 혼자 치장에 바쁘던 월급을

쪼개고 쪼개서 쓸 일도 많다.

 

결혼과 더불어 빚을 지고

다달이 생각나 다양한 취미를 잊고

때로는 그 좋아하던 음식의 입맛을 잃고

 

남편도 나와 같으려니

위로가 별로 안되는 생각을 스스로 해보고

 

한 해에 너끈히 서너 차례 하던 외유를

박수에 췹싸여 나돌던 걸음을

동의를 구해야 하는 구차한 상황 반전

동의를 넘어 허락이라 하는 주변의 이야기들

 

그렇다면 결혼은

돈쓰는 데 수갑이요

다니는 데 족쇄요

꿈의 형틀이네

 

결혼이 인생을 크게 변화시키지 않길 바랬다.

소소한 일상에서 행복이 자라고

혼자 하던 것을 함께 할 수 있는 삶이 되길 빌었다.

그가 하고자 하는 일음 함께 해주고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을 또 함께 하고

 

돌변한 가족들의 대답에서

결혼이 함정이었음을 재삼 느낀다.

 

얻는 것 보다 잃는 것이 많은 것이 결혼이라는 말

사실이면 차라리

결혼 까짓 것

없어져라.

 

그가 옆에 있어 좋기도 하지만

가끔씩 후회되는

그다지 빠르지도 않은

나의 결혼

 

남의 부러움은 샀을망정

남을 괴롭힌 바 없는

이전의 자유에 대한 대가로는

너무 잔인하다.

 

단 한 사람의 말

'신랑의 동의 하에 네가 다녀와도 문제는 있겠다."

가슴이 많이 아프고

자꾸자꾸 떠오르는 말

나의 생각이 사라지기 전까지

형벌로 남아있을 말.

 

난 100명이 안된다 하는 일도

날 위해 된다고 해주는 신랑을 갖고 싶다.

"넌 정말 대단한 신랑 만났구나."

이런 소리 듣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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