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생긴 토요일 수업.
어렵게 조절하고 짐을 꾸릴 수 있게 되었다.
이름만 들어도 한국사람 다 다녀온 그랜드캐년,
LA에 라스베거스는 우리의 꿈이다.
짧은 시간에 효과적인 눈팅을 위해
많은 이야기들이 있었고
1박 3일의 여정으로 그랜드캐년을 계획한 사람들이 먼저 시동을 걸었다.
LA팀인 우리끼리는
달랑 무전기 두 대에 의지하며
사방 달릴 수 있는 바퀴를 굴렸다.
흐으음.......
기대가 전무했던 지라
크게 가슴이 뛰지도 않았으나
대륙에 대한 환상의 실제가 시작되었다.
지평선도 보고,
석유를 퍼올리는 모습,
우리의 감귤까지 있다는 거대한 농장,
동그란 언덕 위에 부서진 것 조차 방치되버린 풍력 발전은
지구가 멸망하기까지 배불리 먹고 살 수 있다는 비젼이 보였다.
운전은 사뭇 달랐다.
서울의 명품 운전이 미국에서 못배운 사람의 행색이 되었다.
꼬리물기 없기,
신호등 없어도 일단 정지,
시계방향으로 교차로 진입하기,
구급차에게 파로를 우선 양보하기는 세련된 매너였다.
빨간 좌회전 화살표의 존재는 압권이었다.
먹을 것 없는 휴게소를 여러 개 지나
간식으로 준비한 과일과 옥수수, 빵으로 점심을 삼고,
그렇게 도착하였다.
톨게이트 없는 Free way와 비싸지 않은 기름값 덕에
거리마다 차들이 많은 반면
샌프란시스코나 LA나 거리의 어느 곳에도 그늘이 많지 않았다.
주변과 잘 어울리는 건물을 짓는다는 설명에 만족할 수 없는 도시
아름다움이 부족한 쓸쓸한 회색빌딩이
훔치고 싶은 푸르름을 이고 있었다.
건물 외곽에서 우리 눈에 보이는 빌딩 이름을 훑어주던 가이드는
박물관 앞에 주차를 하고 두 시간을 주었다.
걸어서 헐리우드까지 가는 길은 고행과 역경.
부르트고 벗겨진 발로 한 시간 반을 걸었더니 남은 거리가 다시 30분
기다림 끝에 버스를 타고 거스름돈 없는 한탄할 여유 없이 내렸다.
만차이니스 티어터를 길 건너에서 보고,
헐리우드 앤 하일랜드와
길바닥의 별모양을 보는 동안 죠니뎁의 꼬스프레를 하는 이가
내 등 뒤에서 내게 장난감 칼을 겨누고 따라왔다.
별 감흥을 느낄 수 없었으나, 섬뜩하긴 하였다.
택시를 몰고 달려간 박물관 30분 지각.
모두에게 미안하였다.
원망도 되었다.
그런데 하는 말,
" 다음 코스가 할리우드."
실망은 허리케인 싸이즈.
스타들의 손도장, 발도장이 신기하여
만차이니즈 티어터 앞에서 잠시의 여유를 부렸다.
어렵게 얻은 모텔은 중국할아버지의 방.
잘 수 있게 된 것에
크게 감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