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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1

신물나는 하루

by 뜬 눈 2007. 7. 18.

즐겁게 하루를 열고자 애썼다.

강의실에서 오전내내 지구와 달과 태양의 관계를 배우고

지구에 존재하는 모래에 대해 논의하고

이것을 확대하여 전세계의 모래를 이야기하는 건 신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불청객이 조금 있었느나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점심은 강박사님께서 준비해주신 김밥과 부침,

레인박사가 운반해 온 음료수를 즐겁게 나누었다.

 

오후 강의는 지구과학에 대한 기본적인 용어설명

이것은 내일의 현장학습을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이다.

수긍이 되었다.

그런데 번역은 형편 없었다.

우리가 준비한 저녁을 먹기 위해 여러 사람이 장을 보고,

렌트카를 가지러 가는 동안 나는 밀린 잠을 보충했다.

잠이 밥보다 좋았다.

 

한기를 느끼며 나선 길은

수영장 옆 바비큐 그릴이 있는 담장 밖

쪼개진 햇살 사이로 볕을 쬐며 음식과 담소를 즐겼다.

레인박사가 나로 인해 한국고추를 경험할 수 있었다고

즐거워하는 모습이 나도 즐겁게 되었다.

 

그런데

여행에 관한 지루한

내용이 남루한

회의가 이어졌다.

저녁 기분을 왕창 망쳤다.

 

모두가 각자의 선택을 존중받아야 함을

자주 잊는다.

자기 쪽으로 설득하지 못하면

자기가 숙이던지 혼자 남던지 해야되는데

뒤에서 속삭이는 것도,

목소리 크기로 설득하려는 것도

우리들이 버려야할 우리들의 일부다.

 

기분은 왕창 망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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