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의 이야기

이 약국의 딸들(1)

by 뜬 눈 2019. 10. 23.

야 약국은 그 집의 가장 어른인 이 홍영감이 운영하는 한약방이다.

말만 약국이지, 침을 놓는다든지 한글과 천자문에서 사서삼경까지 가르치는 등 착교의 업무를 도맡아 하는 곳이다.

한국 전쟁 이후 남쪽으로 피난을 온 3.8 따라지 이 홍 영감은 장단에서도 이름난 한약방을 운영하였다.

지금은 비록 작은 약국을 열고 있지만, 8남매를 고스란히 데리고 이남한 이홍영감은

피난민 집단 수용소에 잠시 머물 적에 위에서 그의 은혜를 입은 많은 사람들이 집을 지어놓고 모셔온 고장의 자랑거리였던 것이다.


이 집은 이 약국으로 유명하지만 유명세를 거느릴 일이 하나 더 있었다.

그것은 바로 딸 부잣집이라는 것이다.

딸이 무려 셋 있는데 지금 며느리의 뱃속에 있는 아기조차 이 영감이 그리 밝게 이야기하지 않는 속내를 보아 또 딸임에 틀림이 없다고 쉬쉬하며 말이 돌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집 며느리들은 약국에 그림자만 비춰도 아들을 턱턱 낳는다더니 정작 본인은 데리고 있는 아들에게서 손자를 보지 못하였기 때문에 더욱

미스테리한 일이기도 한 것이다.



'나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국회의원 강의, 강연료 상한제 생각해보기  (0) 2019.11.01
개들  (0) 2019.11.01
약종상 이씨네(1)  (0) 2019.10.21
입만 있는 사람들(3)  (0) 2019.10.21
입만 있는 사람들(2)  (0) 2019.1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