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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야기

새벽 날벼락

by 뜬 눈 2017. 8. 28.

새벽 세 시

훌륭한 볼륨을 자랑하는 낯선 목소리

" 지하 주차장에 불이 났으니, 주민들께서는 얼른 아파트 밖으로 대피하시라."


잠옷 바람에 떨기를 한 시간여

불이 난 곳과 이동해야 할 차량 등이 전해지고,


다시 삼십분이 넘어

불이 잡히고 있으니 집안으로 들어가도 된다는 전갈


백 세 넘은 노인 모시고 산 옆집 할머니 걱정에

초인종만 끊어질 때까지 기다렸다 또 눌러도 기척없는 대문

그 안에서 뒤늦게 불이 들어온 걸 보고

다시 초인종을 눌러 이 새벽의 피란을 설명드리니

노모가 별세하여 초상 치르고 왔다는 말씀,

아! 내가 그걸 몰랐구나.

죄송함과 60년 넘는 시집살이에 당뇨와 혈압으로 고생하는 할머님을

가슴 깊이 안아드리고 위로하고 문을 닫았다.


오늘은

똑같이 혈압으로 고생하는 내 친정엄마랑

건강음료 한 통 사들고 가 뵈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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