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여행은 내 의지의 충만함으로 보여졌었다.
그것은 욕구의 충실함이었다.
시내 구경도 다니고 사고 싶은 것 맘껏 사고
이번 여행은 사랑의 충만함으로 보인다.
그것은 깊은 신뢰의 충족됨이다.
시내 구경도 안다니고 꼭 필요한 것들만 사고
그런데도 가슴이 뛴다.
결혼이 주는 창백함 뒤에
신랑이 채워주는 화사함이 버티고 있었다.
이틀 밤을 낮삼아 혼비백산한 머리로
허연 아침을 맞았거나 말거나
머리 속이 10년 묵은 무명실 같아도
오래된 장맛 같은 마음을 읽는다.
잃는 것이 99라도
얻는 것 하나에 만족하고 기쁜 것이 결혼인가
내 맘대로 하던 여행과 달리
내 스스로 얽어매는 부분이 엄청 크더라도
기쁨이 그 보다 더 크다.
막 자랑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