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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1

미운 자화상

by 뜬 눈 2008. 11. 12.

철없는 내가 밉다.

누리던 것의 80%를 유지시켜 준다는 말

믿었다.

 

물론 그리 해주고 싶었겠지.

 

주말마다 놀고 먹고

휴가마다 떠나고

그게 내 밝음의 원천이었다.

 

요즈막에는

가슴이 뛰지 않는다.

 

"아, 아버지께 돈 부쳐서 회 보내 달라고 할게요."

"방학하면 2박 3일 여행가요."

"12월에 별보러 갈까요?"

나를 위해

이전에 전혀 않던 짓을 서슴없이 주워삼는 사람

실천해 줄 말들도 공허하다.

나 이전과 이후의 삶이 나만큼이나 달라진 이 사람의 말

그 속에 담긴 깊은 맘을 알고 있기에

그만큼 내가 또 밉다.

 

평균 이상의 복을 누리고 살았던 모양이다.

년 4회 이상의 외국여행과

년 20회 이상의 주말 여행과

년 20회 이상의 출사와

때를 가리지 않는 가족모임

 

난 너무 많이 누리고 살았던 모양이다.

그래서

지금

더욱

아프다.

 

삶은 이래서 공평한 것인가

신은 이래서 공평한 것인가

 

기대감이 없는

업무 폭주 기간

하루가 싫다.

 

내가 너무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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