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비가 오는 길을 물살을 가르며
역사박물관에 들렀다.
1,2,3,4관까지 있는 건물에
실물이라곤 몇 점 되지 않았고,
좁기는 또 그리 좁았다.
그런데
6학년이나 된 조카놈
내게 딱 붙어서 잘도 듣는다.
내가 우리 역사에서
가장 아프게 생각하는
자주적이지 못했음에 대한 증언이
절절이 담겨 있었고
내 조카는 삼별초에 관심을 기울이며
우리 민족의 자주성을 탄복하였다.
흔한 사진 한 장 찍지 않았고
만지고 노는 것 하나 없었지만
소중한 순간이 되었다.
제 다리가 쓸리고 무릎이 아파서
계단참을 간신히 오르던 놈이
세 시간 가까이 돌면서 말도 많더만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되었다고?" 한다.
난 이렇게 함께 관람하고
서로 다른 생각을 함께 토하고
그 순간을 기념할 음식을 먹으면
하루가 즐겁기만 하다.
오늘 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