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1

짜증이 승천하는 날

뜬 눈 2008. 7. 31. 21:27

덥다.

짜증이 일다.

비가 온다.

더 짜증난다.

 

휴가라도 차는 밀리고

먼 아파트에 차를 몰래 세우고 걸어가는 길

홀짝제 짜증나

기름도 더 쓰고, 신경도 더 쓰고

시간도 더 쓰고, 머리도 더 쓰고

차 없으면 세 시간 걸릴 출근길

한 시간 조금 넘게 걸리는 건 자동차 덕분인데

요즘은 자주 짜증나

 

비가 온다.

에어컨이 춥다.

우리에게 맞출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짜증 제대로 나

 

샤워를 했다.

머리 아프고, 어깨 뭉치고,

땀은 나는데 몸에는 소름 돋고

짜증 곱배기로 나

 

누워 있어도 짜증나

놀이터의 소음이 잦아져서 졸게되면

갑자기 커지는 소리

 

머리에 솟은 짜증이

하늘로 무임승차.

 

현관벨이 울리고

인터폰 안에서 웃긴 표정짓는 사람

짜증이 휘발하는 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