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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험실을 둘러보았다.
도룡뇽을 보았고
불란서에서 오신 교수님과 잠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생물표본실에 들어가려는 데
레인박사와 프레데릭 박사가 이야기 중이었다.
당연히 들어가도 되는 지 물어봤고
방의 임자인 프레데릭이 들어오라 하였다.
그렇지 않아도 대화에 방해될까 염려하여 뒤꿈치 들고 다니는데
레인이 조용히 얘기하자 했고, 프레데릭이 그리 하였다.
기분이 나빴다.
자기들도 처음 만난 모양으로 비쳤건만
그 사이 무슨 비밀이야기를 할 것이 있다고!
실험실에서 서둘러 나와야했다.
로켓발사를 보기 위해!
기가 막혔다.
난 그거 수도 없이 봐왔다.
여기까지 와서 실험실 돌아보는 것을 줄이고 로켓발사를 보다니......
과학강의와 로켓참관이 동등한 가치가 아님을 알리고 싶었다.
되먹지 못한 날
1단과 2단의 자기 소개가 있었다.
새로울 것이 없는 그런 일이었다.
오후에 다시 시작된 강의는 그럭저럭 위기가 없이 흘러가고 있다.
모래는 무엇으로 만들어졌으며, 어떻게 생성되었는가가 문제였다.
우리들은 우리들의 교육과정에 의하여 반응하는 경우가 많다.
모래에는 자갈 부스러기와 산호와 죽은 조개껍질 등 많은 유기물이 포함되어 있다.
나의 실수
그리고 야간 강의를 하였다.
하나는 하버드 학생과 교수, 졸업식 구경 온 가족들이
지구에 계절이 생기는 까닭을 이야기 한 것인데
완전한 오개념이었다.
감히 하버드에서 이런 실험을 기획하다니 놀라웠다.
그들의 오개념 이상으로 놀라웠다.
성적이 우수한 9학년 학생을 꾸준히 오개념 지도를 하였다.
그러나 학생은 자꾸 자신의 오개념을 생성하거나 이전의 오개념을 지지하였다.
믿을 수 없었다.
정확한 포인트를 잡으려는 교사의 노력이 얼마나 헛된 것인지
나의 입장에서는 안타까웠다.
두번째 실험은 과학실험에서 성별에 의한 차이를 알아보는 것이었다.
4,5학년 남녀 각각 한 명씩 포함한 실험 조를 2년간 같은 담임아래 지도하였다.
이것은 폴라 로렌 박사의 박사학위 논문을 위한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결과가 사뭇 재미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바와 같이 아이들은 성별의 차이를 드러내지 않았다.
오히려 몸도 작고 학년도 낮은 여자 어린이가 실험을 더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었다.
실제로 대학실험실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의 경우 생물과 지구과학에는 남녀의 수가 비슷하단다.
그러나 물리는 여학생이 많고, 화학은 남학생이 많단다.
어떻게 이런 일이?
소외계층(소수민족 같은)의 아이들을 비교하니 답이 있더란다.
문화적으로 남성에게 보다 많은 기회가 주어지고
여성에게는 상대적으로 적은 기회가 주어졌기 때문이라는 것
우리가 대학에서 공부할 때 읽은 내용들이 박사의 논문에 의한 것이었다.
이것이 세상이다.
주말여행에 대해 함구해야 한다.
우리 모두에게 공유할 비밀이 생긴 것이다.
그래 여기까지 와서 LA 구경한번 해 보겠다는 것이
이리 극비리에 치루어져야 할 행사가 될 줄 몰랐다.
세상에
주 5일제가 확립된 나라에서
토요일까지 수업을 잡아놓다니
세상에 알고 싶지 않은 신기한 생각이 즐비하다.
어쨋든 LA간다.
차량도 배정하고 여행사도 알아보고 숙소도 컨택하고
허선생님의 노고를 내가 잘 안다.
그런데 나서서 돕고 싶은 일은 아니다.
그리고 여행을 기획하는 일이 누군가가 전담을 해야 할 일이 아님을 나는 안다.
모두가 질적인 여행을 하려면 보다 적극적일 필요가 있다.
오늘은 날씨도 협조하여
달을 관찰할 일이 없다.
하늘도 내 심정을 아는가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