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
금 정도의 가치는 부여했었다.
그런데
나의 생각과 행동이 동행하지 못한다.
요즘
비가 오려는지
다리가 아파왔고
전화를 들어
출장 이후 계획했던
97년의 추억을 잇는 모임엔 불참.
철저히
공적 사무가 나의 사적 행사를
한 걸음 앞질러갔다.
안타까운 하루
"미란아, 우리 다음엔 만나자."
정다운 말씀,
지금도 내 작은 동굴에서 놀고 있다.
지금도 그 자리에 남아있다.
미숙씨는 아이들을 마음으로 쓰다듬는다.
말이 통하지 않아도,
"선생님, 나 아이 한 개 사진 찍어요.
여기, 여기 찍어요."
세 명의 아이들은 제법 상황파악이 된 듯 한데
갑자기 지나가는 키 큰 아저씨 덕에
사진은 엉망이 되었다.
술이홀 통일체험 학습장에서는
방문한 학생들이 직접 북한 학생들의 옷을 입어볼 수 있다.
옷만 바꾸면 우리 아이들이나 북한의 아이들이나
다른 점이 없다는 것은
통일 이후의 세상을 그려볼 때 뿐만 아니라
지금 북한의 아이들에 대해 우리와 다른 점이 없다는 것을
스스로 체감하게 한다.
이 날의 하이라이트였다.
비가 오는 날에도 반질 반질
몇 분 안되는 선생님들께서
바닥을 쓸고 닦고 잔디밭도 깔끔하게
바닥은 거울과 같으나
선생님들의 손바닥은 쑤세미와 같다.
아이들은 제가 싸 온 맛난 것에 눈이 붙어있고,
선생님은 북한에서 많이 먹는다는
옥수수밥을 아이들 입에 한 입씩 넣어주느라 바쁘다.
아이들은 "맛있어요." 하면서도
얼른 김밥이나 음료수로 입가심한다.
임진각에서 내려갈 수 있는 연못
그러나 다리 다친 나로서는
도저히 갈 수 없는 연못
북한도 그리 멀지 않았으나
건널 수 있는 다리를
끊어진 다리 보는 맘으로 바라만 보다 왔다.
임진각에도 휘날리는 태극기
바람에 건곤감리 모두 분명하게 보인다.
아이들의 마음도 펄럭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