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1

약속

뜬 눈 2007. 6. 28. 23:10

금 정도의 가치는 부여했었다.

그런데

나의 생각과 행동이 동행하지 못한다.

요즘

 

비가 오려는지

다리가 아파왔고

전화를 들어

출장 이후 계획했던

97년의 추억을 잇는 모임엔 불참.

 

철저히

공적 사무가 나의 사적 행사를

한 걸음 앞질러갔다.

 

안타까운 하루

"미란아, 우리 다음엔 만나자."

정다운 말씀,

지금도 내 작은 동굴에서 놀고 있다.

지금도 그 자리에 남아있다.

미숙씨는 아이들을 마음으로 쓰다듬는다.

말이 통하지 않아도,

"선생님, 나 아이 한 개 사진 찍어요.

여기, 여기 찍어요."

세 명의 아이들은 제법 상황파악이 된 듯 한데

갑자기 지나가는 키 큰 아저씨 덕에

사진은 엉망이 되었다.


술이홀 통일체험 학습장에서는

방문한 학생들이 직접 북한 학생들의 옷을 입어볼 수 있다.

옷만 바꾸면 우리 아이들이나 북한의 아이들이나

다른 점이 없다는 것은

통일 이후의 세상을 그려볼 때 뿐만 아니라

지금 북한의 아이들에 대해 우리와 다른 점이 없다는 것을

스스로 체감하게 한다.

이 날의 하이라이트였다.


비가 오는 날에도 반질 반질

몇 분 안되는 선생님들께서

바닥을 쓸고 닦고 잔디밭도 깔끔하게

바닥은 거울과 같으나

선생님들의 손바닥은 쑤세미와 같다.


아이들은 제가 싸 온 맛난 것에 눈이 붙어있고,

선생님은 북한에서 많이 먹는다는

옥수수밥을 아이들 입에 한 입씩 넣어주느라 바쁘다.

아이들은 "맛있어요." 하면서도

얼른 김밥이나 음료수로 입가심한다.


임진각에서 내려갈 수 있는 연못

그러나 다리 다친 나로서는

도저히 갈 수 없는 연못

북한도 그리 멀지 않았으나

건널 수 있는 다리를

끊어진 다리 보는 맘으로 바라만 보다 왔다.



임진각에도 휘날리는 태극기

바람에 건곤감리 모두 분명하게 보인다.

아이들의 마음도 펄럭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