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 눈 2011. 1. 6. 13:49

 

결혼 후 세 번째 맞는 크리스마스

만삭 사진을 찍는 날이 되었다.

 

 

자기 사진 찍는 데에는 익숙하지 않은 신랑

3주 동안 쉬는 기간에도 만삭사진 알아보라니 그럴 정신이 없었다는 대답을 하는 사람

 

 

어렵게 사진관에 시간을 잡고

저녁 먹을 시간도 없이 김밥을 물고 달려간 스튜디오

 

 

 

 

엄마는 헤어와 메이크업을 하고 오라는 설명을 다른 스튜디오에서는 해주던데

아빠는 청바지에 흰 셔츠가 제일 잘 나온다는 말도 해주지 않던 스튜디오

 

 

주차가 힘들 경우 지하에 대라더니

거대한 바리게이트는 어쩌라고

 

다 썩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간 촬영장

밀린 스케쥴로 차나 마시며 시간을 버리다.

 

 

어쩔 수 없는 길이의 치마를 걸치고

조심 조심 웃어본다.

 

 

 흰 배경이기에 '날리겠구나!' 했더니

환한 조명에 생각대로 날려버린 사진

 

 

사진이 다 거기서 거기인듯

뻔한 스토리의 사진을 기계적으로 찍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