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임신 입덧 넋두리
장이 꼬이다.
뜬 눈
2010. 6. 9. 17:33
새벽부터 잠을 못이루고
옆 사람 깨울까 저어하여
내 집에서 도둑 걸음을 걷다
물 한잔 마시고 울컥하다.
엊저녁 들었던 애매한 소리
시아버님 용돈 안드리고 갔더라는 책망이
그렇게 내 속을 헤집어 놓을 줄
내 먹고싶던 생불고기를 포식할 때만 해도
상상도 하지 못하였다.
"미란씨, 체한 거예요."
인정하기 힘든 신랑의 억지소리도
스트레스로 인해 일어날 수 있다는 의사의 말도
장이 꼬였거나 요로결석일지라도
어떤 약도 줄 수 없으니
2-3일 앓고 지내라는 말 앞에
서운함의 값을 보탠다.
심장이 생기지 않은 아가도
서러움을 아는지
나에게 한 수 보태준다.
태교를 시작하자는 친정엄마의 말씀이
졸음 가득한 눈덩이마냥
무겁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