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안되는 이야기

뜬 눈 2009. 9. 7. 18:41

돌아보니

오늘도 안되는 일 투성이

 

알람이 가장 중요한 업무인 신랑 핸드폰은 또 잠을 잤으며

우리 종대는 좋아하는 친구이름 김희준 써보기가 일주일째 안되고

수업시간 전후에 지나치게 부지런한 현이는 역시나 수업을 방해하고

수아는 교과담당선생님의 손에 이끌려 교실로 반환되었으며

나의 금융결재를 맡고 있는 usb는 여전히 불이 깜박이지 않고

남편의 월급은 꾸준히 남편의 속을 긁어 나를 긴장시키고

무엇보다 늘지 않는 음식 솜씨는 밥하는 시간을 공포로 만들고

아래층에서 올라오는 밥 냄새는 아침, 점심 대충 때운 나를 신경질나게 하고

엄마네 집에는 뭘 해먹는지 다녀가라는 전화도 없고

생리적 반란으로 가뜩이나 짜증 지대로 뻗은 오늘

 

유난한 오늘

 

그래도 이어지는 삶과

쭉 이어갈 닭살 행각을 그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