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록키를 나로 알고
뜬 눈
2009. 3. 27. 21:09
어릴 적 내가 좋아하던 영화가 몇 안된다.
스칼렛 오하라가 타라의 언덕에서 자라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또 매 맞는 모습은 혐오스러워도 음악을 들으면 그냥 기운이 나던 록키
석양에 걸친 키스보다는 나무 아래에서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떠오른다." 외치는 그 모습을 멋지다고 생각한 순간
그 이후 내 생활은 고난 속에서도 힘을 잃지 않을 이정표를 발견하게 되었다.
피가 흐르는 눈두덩이 사이로 간신히 뜬 눈이
"안돼, 안돼" 하면서 기권하지 않고 끝까지 승리를 이끌어낸 순간
그 이후 내 생활은 의지로 버틸 수 있는 가능성을 발견하게 되었다.
나는 두 사람에게 박수를 친다.
모든 것을 잃은 스칼렛 오하라의 다짐과
모든 기운을 다 쏟고 쓰러졌다 일어나는 록키의 생명력
나는 알지 못하는 내 미래의 어떤 순간에
이들처럼 풀 한포기 쥐고, 링을 붙들고 다시 일어설 것이다.
나는 이들을 나로 알고 박수를 미리 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