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

차표 구하기

뜬 눈 2008. 12. 3. 14:42

알람 두 개를 맞추고도

표를 못 끊을까 악몽을 꾸었단다.

 

명절이나 휴가마다 외유하던 내가

남의 조상 밥 지으러 가는 것도 이상하고

 

친정 나들이에도 일찍 간 법 없는 내가

한 달도 더 전부터 밤 잠 설쳐 표 끊는데 동조하는 것도 웃긴다.

 

놀러가도 별로 반갑지 않을 원거리에

놀러가도 시원찮을 기간에 가서

어려운 자리 골라 앉아 방긋하고 있으려니

답답하기 짝이 없다.

 

날 위해 표가 없을까 걱정하였다는 짝꿍은

내 없을 때 고작 1박 2일 하던 것을

최소한 2박하며

"몇 번이나 간다고." 하고

 

엄마 아빠께 문안인사 하는 법 없는 내가

약속한 죄로 이틀이 멀다하고 전화에 입을 붙이고 수다를 만들어대는데

"몇 푼이나 한다고." 하고

 

집 산다고 대출 받은 덕에

필요한 네비 교체마저 자꾸 미루는 판에

"저 통장 다 빼앗기고 빨개 벗겨진 느낌이예요." 하더니 

떡 하니 숨겨놓은 통장 있음이 천붕

숨기고자 하는 통장의 작은 글씨들은 천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