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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1

삼고초려

by 뜬 눈 2008. 1. 9.

아침부터 울리는 벨,

"선생님, 꼭 나오세요."

출근 전 부터 보채더니,

"진정한 식객의 평가를 받고 싶습니다. ........"

문자가 또 오고,

전화가 또 울렸다.

"선생님, 선생님 드릴 것도 쌌어요."

 

어제는 학꽁치 먹고 가라고 잡더니

남은 것을 몽땅 싸준 일직 선생님,

"다음 주엔 내가 일직인데 어떻게 하라고?"

"선생님, 그건 또 다음 주 잖아요. 형편대로 하는 거지요. 저는 집에 다 있는 것 가져오는 겁니다."

그렇게 걱정 없게 말하더니, 오늘의 메뉴는 초밥이다.

 

우와, 새벽에 일어나 밥을 지었더니 질어서

다시 한 솥 해왔단다.

다시마초에 레몬도 넣고, 간장도 별도 준비, 락교도 사놨는데 놓고 왔다니,

헉!

감사의 뜻으로 가져간 쵸코렛이 너무 약소하였다.

 

지친 내게 기운을 주려고 애써 마련해 준 기회였다.

감사한 마음으로 과식까지 했는데

소화가 쑥!

 

수업하는 데 좀체 지치지 않는다.

사람들끼리 서로 돕는 것이 얼마나 기운을 주는지 새삼스럽다.

 

내일 출장 다녀오시는 동안 학교 걱정 마세요.

제가 수업하러 가는 김에 일직 대신 해드립니다.

호호호

빚을 갚는 방법은 간단하다.

 

방과후학교 수업은 내게도 힘들지만

초밥의 힘으로

또 아이들이 애써 주어

오늘은 성공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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